공매도세력 머디워터스 "니콜라보다 더 쓰레기"
나녹스로부터 박정호 SKT 사장 및 임원 400억대 스톡옵션 받아

(사진=네이버금융 캡쳐)
(사진=네이버금융 캡쳐)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최근 국내 대기업 한화그룹이 투자한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진행되는 가운데, SK텔레콤(017670, 대표 박정호)2대 주주가 된 이스라엘 디지털 X선 기술 업체 나녹X이미징(나녹스)에 대한 기술 사기 의혹이 나와 SK텔레콤 주가가 약세다.

현재 나녹스를 두고 여러 공박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나녹스로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임직원이 적지않은 스톡옵션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 개인 투자자들고 적극 매수에 나선바 있어 관계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나녹스 주가는 17%선 급락하다가 개장 직후 20%넘게 떨어진 후 4.44%오른 30.11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폐장 후 시간 외 거래에서 4.82% 떨어지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23일 SK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1.89%(4500원) 하락한 23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나녹스는 지난달 21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 1주당 18달러에 상장했는데 이후 급등세를 기록하며 이달 중순에만 해도 60달러선을 오가는 등 상장 한 달도 안돼 주가가 100%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22일 미국의 대표적 공매도 투자세력인 '머디워터스리서치'가 트위터를 통해 SK텔레콤이 투자한 의료장비 업체 나녹스에 대해 '니콜라보다 더 큰 쓰레기'라고 주장했다.

머디워터스는 '중국판 스타벅스'로 기대됐던 루이싱커피의 회계 장부 조작 의혹을 제기해 올 6월 나스닥증권거래소의 상장폐지를 이끌어내 유명해졌다. 

머디워터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녹스는 주식 외에는 판매할 물건이 없는 회사"라며 "나녹스는 기업공모(IPO)에 나서면서 마치 니콜라처럼 가짜 데모 영상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다"고 밝혔다. 전날 머디워터스는 "니콜라처럼 아무것도 없으면서 마치 마이크로소프트나 되는 것처럼 구는 기업이 있다" 나녹스에 대한 폭로를 예고한 바 있다.

또 성명에서 머디워터스는 "나녹스는 디지털 엑스레이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ARC)가 진짜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누군가의 흉부 사진을 가져가 조작한 데모 영상을 만든 후, SK텔레콤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면서 제네럴모터스(GM) 투자를 이끌어낸 니콜라같은 실체없는 업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나녹스는 노벨 평화상 후보 하다사 병원을 내세웠는데 해당 병원에서 ARC가 실제로 작동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면서 "ARC는 미래 영화 소품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머디워터스는 나녹스가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된 이스라엘의 하다사 병원과 협력관계인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나녹스가 하다사 병원의 후광을 이용하려 했다"며, 하다사 병원의 이사회 의장이 나녹스의 감사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것, 하다사 병원 내에서 나녹스의 영상촬영기기가 쓰이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한 것 등으로 근거를 제시했다.

머더워터스의 폭로는 지난 15일 시트론리서치의 폭로에 이은 것이다. 이들은 나녹스가 기술력을 입증하는 특허는커녕 작동하는 시제품이나 미국 식약처(FDA)의 제품 승인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시트론리서치는 "엑스레이 관련 산업은 제네럴일렉트릭(GE)이 한 해 1000명 이상의 연구진과 1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하는 등 GE 외에 지멘스와 필립스, 후지 등 몇 안되는 글로벌 대기업이 십수년 간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 발전시켜온 분야"라며, "연구 인력이 15명 정도인 나녹스가 이들을 뛰어넘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녹스가 공시한 제품 구매자 명단을 검토해 해당 고객들이 대만의 한 노점상과 브라질의 페이퍼컴퍼니다"라고 폭로했다.

나녹스는 SK텔레콤이 2대 주주로 참여한 이스라엘의 의료장비 기업이다. 반도체를 이용해 X선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엑스레이' ARC 기술을 보유했으며 이 기술에 따르면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 비행기에서도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존 아날로그 엑스레이 시장을 바꿀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아왔다.

업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1개국에서 4520대를 예약 주문받았다고 공시했다. 다만 식품의약국(FDA) 판매 승인을 받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300만달러(약 273억원)를 투자해 나녹스 주식 260만주(5.8%)가량을 확보, 란 폴리아킨 나녹스 창업자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SK텔레콤 외에 3~5대 주주로 요즈마그룹과 후지필름,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23일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과 협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녹스를 발굴하고 여러 차례 기술력을 검증한 후 투자했다고 밝힌바 있다. 향후 나녹스 핵심 반도체 제조 공장(FAB)을 한국에 건설하고, 5G·AI 등을 활용한 다양한 공동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머디워터스는 나녹스가 SK텔레콤 투자를 받은 후에 SK텔레콤 측에 옵션으로 나녹스 120만 주(1주당 2.21달러)를 발행해줬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나녹스 주식 260만주와 스톡옵션을 포함해 SK텔레콤의 나녹스 지분율은 13.93%에 이른다. 이는 나녹스 CEO인 란 폴리아킨(11.35%)보다 많은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이다.

거기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나녹스로부터 주식 10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톡옵션은 박정호 사장이 나녹스 이사회에 합류하는 시점부터 주당 16달러에 행사할 수 있도록 됐다. 

이 외 스톡옵션을 받은 SK텔레콤 임원은 김일웅 SK텔레콤 홍콩법인 대표다. 김 대표는 SK텔레콤의 해외 투자를 주도하는 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16일 김 대표와 나녹스는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김 대표는 나녹스 측에 자문을 제공하고, 급여 대신 나녹스 지분 120만6290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가 스톡옵션을 받은 배경에 대해 SK텔레콤 합류 이전 나녹스의 초기 멤버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투자전문 매체 시킹알파는 나녹스가 기존 CT 스캐너와 비교해 자사의 기기로 촬영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시트론 리서치의 주장에 대해 "CT 이미지는 없지만 나녹스의 X레이 소스로 촬영한 이미지는 경쟁사가 촬영한 이미지와 비교했다"며 시트론리서치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이 매체는 "시트론리서치의 보고서는 X선 시스템에 대한 과학적 논의도 없고 방사선 전문가와의 인터뷰도 없다는 것만으로도 무시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머더워터스의 폭로에 대해 현재 현지 법무법인 하겐스베르만은 나녹스 투자자들을 모아 집단 소송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란 폴리아킨 나녹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공매도 세력의 공격과 관련 미국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풀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예루살렘 소재 대형 병원인 하다사병원과 함께 시제품을 시험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사선 전문가와 함께 기술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술 X-ray 촬영장비 ‘나녹스.아크(Nanox.ARC)’ (사진=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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