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딜라이브 인수합병 내년으로 연기
딜라이브 노조, 분할매각 반대 입장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KT(030200, 대표 구현모)와 딜라이브(대표 전용주) 매각 관련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인수합병(M&A)은 내년을 기약할 전망이다. KT는 인수가, 독과점 문제 등 이유로 딜라이브 사업권역 일부만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보인 가운데, 딜라이브 노조는 전체 매각이 아닌 부분 매각은 협상을 고려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9일 KT는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예비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단독 제출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제출하지 않았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수년을 끌어온 매각작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특히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IHQ를 삼본전자 컨소시엄에 약 1000억원에 최근 넘겨 가장 큰 걸림돌인 몸값을 나췄다.

또 지난 2018년 고용 안정성을 이유로 KT에 회사 매각을 반대한바 있던 딜라이브 노조도 이번 예비입찰에 함께 했다. 지난 10월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는 "유료방송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인터넷TV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매각은 노사가 윈윈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매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딜라이브의 적극적인 매각의지에도 불구하고 예비입찰이 두 달이 지난 이 시점에 양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선 딜라이브 매각가로 딜라이브 채권단은 9000억원 수준을 원하고 있지만, KT는 2018년 기준 6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규모는 6600억원 넘게 가지고 있다.

KT는 딜라이브 사업권 일부만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를 비롯 이통3사가 올 하반기 5G 커버리지 투자와 주파수 재할당 등 무선사업에서 조 단위의 대규모 지출이 발생했고, 구현모 KT 사장이 '성과 중심 그룹사 리스트럭처'를 강조, 내달 초까지는 그룹사 개편에 M&A를 추진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규제폐지가 입법 예고돼 규제의 제약이 없지만 최근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했고, 딜라이브까지 인수할 경우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41.45%까지 높아지면서 KT로서는 독과점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스카이라이프 포함해 KT(35.47%)가 1위다.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24.17%), 딜라이브(5.98%), CMB(4.58%) 순이다.

일각에서는 딜라이브 채권단이 엔터테인먼트와 케이블TV 사업을 분할 매각하고, KT가 원하는 것처럼 케이블TV 사업을 분할 매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딜라이브 노조는 이를 강력 반대하는 입장이다. 분할 매각을 하게 되면 KT가 수익성 있는 지역을 매수할 것이고 그 외 지역은 매각하기 더 어렵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KT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 관련해서는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딜라이브는 2000년 설립된 케이블TV회사 씨앤엠이 전신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201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송파구 등의 독점 사업자여서 알짜 매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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