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스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의 가두점(로드숍)을 모두 철수한다. 이에 따라 국내 H&B 시장에서의 CJ올리드영 독주체제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롭스 로드숍 매장 67개를 내년까지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롭스는 2013년 롯데슈퍼 소속 태스크포스(TF) 팀으로 시작해 2014년 별도 사업부로 독립했다. H&B 시장이 커지자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갔고 2019년에는 131개까지 늘었다 지난해 101개로 감소했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롭스 사업부를 롯데마트 산하 롭스부문으로 통합하며 구조조정을 본격 진행해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 실적 악화에 롭스 사업의 방향성은 갈수록 희미해졌다. 실제로 롭스 실적이 처음 반영된 지난 1분기에는 롯데쇼핑 마트부문 영업이익이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4%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매장 내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는 '롭스 플러스'는 유지·확대하기로 했다. 마트에 들렀다가 롭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롭스의 폐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GS리테일의 랄라블라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랄라블라도 롭스와 마찬가지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GS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부터 랄라블라 실적을 '공통 및 기타' 부문으로 발표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작아 별도 공시 기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에 GS리테일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2017년 186개였던 매장 수는 올해 97개까지 줄어들었다. 다만 GS리테일은 롯데쇼핑과 마찬가지로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GS25 편의점에 랄라블라를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화를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사진=CJ올리브영

◆국내 H&B 시장, CJ올리브영 독주체제 견고화
당초 국내 H&B 시장은 올리브영·롭스·랄라블라의 3강 구도로 불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로 좋은 경쟁상대가 되며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으나, 롭스와 랄라블라의 구조조정 움직임으로 이제는 올리브영의 독주체제가 확립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올리브영은 국내 H&B 시장에서 5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 매장 수는 1256개에 달한다. 최근 3년 사이 점포 수 현황을 보면 2018년 1198개, 2019년 1246개, 2020년 1259개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매장 수는 올리브영의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H&B 스토어는 최소 300개 이상의 매장이 갖춰져야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매장수를 확보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규모의 경제"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의 발 빠른 온라인 진입도 독주체제 확립에 큰 역할을 했다. CJ올리브영의 온라인몰 누적 거래액은 1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온라인몰의 누적 리뷰수는 1000만건을 돌파했다. 올해 1~9월 월평균 리뷰는 약 36만 건에 달한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올리브영이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한 O2O(Online to Offline) 시너지를 극대화해 독자적인 옴니채널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고객들이 주변 어디에서나 최고의 상품을 체험하고, 고객이 원하는 편리한 방법으로 구매하고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누적 거래액 1조원 달성은 오프라인에서 탄탄하게 쌓아 올린 역량을 온라인까지 확대해 '버티컬 플랫폼'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준 성과"라며 "올리브영 온라인몰은 커머스몰에서 나아가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즐기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훈풍을 기반으로 CJ올리브영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최근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증시 입성 시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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