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롯데마트, 전년 동기 대비 매출 8.4%↓ 영업이익 50.5%↓
롯데의 이커머스 롯데온, 영업손실 460억원 기록···누적 1100억원

롯데쇼핑 1년간 차트. 사진=네이버 금융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롯데쇼핑(023530)의 실적 부진이 3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유통 공룡’ 롯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 사업군에서 각각 실적 하락세를 보이며 사업 전반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4조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 영업이익또한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9%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4개 사업부 중 백화점 사업부만 매출이 늘었고 나머지 사업부는 모두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도 11조7892억원으로 3.6% 감소했고, 영업이익 또한 983억원으로 40.3% 감소했다.

◆ 오프라인 '롯데마트'ㆍ온라인 '롯데온'의 실적 부진 
롯데쇼핑의 가장 부진한 사업부는 롯데마트(할인점)다. 롯데마트의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던 지난해와 비교해 1조4810억원으로 8.4% 줄었고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50.5%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작년에 비해 올해 소비심리가 살아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꽤나 부진한 성적표다. 

이러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내년 사업 전략 중 하나로 롯데쇼핑은 기업설명(IR) 자료에 '그로서리(식료품) 역량 집중'을 명시했다. 다만 이는 이미 이마트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전략이기에 한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롯데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VIC 마켓의 공격적 사업 확장을 선언하기도 했다. 당초 VIC 마켓은 업계 안팎에서 철수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 사업이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빅마켓 회원제 변경 및 사업 철수의 건'을 가결하고 유료회원제를 무료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점포 수도 줄어드는 추세였다. VIC 마켓은 지난 2012년 1호점을 시작으로 점포를 5개까지 늘렸지만, 실적 부진 점포 3점을 폐점해 현재는 금천점과 영등포점 2곳만 운영 중이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입장은 약 1년여 사이에 코로나19 사태로 반전됐다. 창고형 할인점 사업이 오프라인을 기반을 하고 있는 유통사업 중에서도 다른 업태에 비해 여전히 오프라인으로서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된 것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이후 2023년에는 경쟁사가 많은 수도권에 진입해 창고형 할인점을 20개 이상의 점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또한 이마트의 트레이더스가 매출 성장세를 보이자 뒤늦게 전략을 수정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적 부진의 또 다른 중심 축은 롯데온(이커머스) 사업부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온은 올해 3분기 매출이 240억원으로 14% 줄었고 영업손실은 4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액이 18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이에 따라 롯데온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적자가 1100억원에 이르게 됐다. 

다만 롯데온은 3분기 적자가 실적 부진의 영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쇼핑 법인 내 온라인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각 사업부 온라인 사업 조직을 e커머스로 이관하는 등 조정 작업을 올해 8월 진행했다"며 "이로 인한 내부 회계처리 기준 변경 및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매출은 감소하고 이익 적자 규모는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도 롯데온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적자 규모를 줄여갔고, 내년 상장을 추진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롯데 역시 이를 의식하듯 롯데온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 후 사내 인트라넷에서 "식품과 명품, 패션뷰티 등 특화한 플랫폼을 구축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는 '복합 쇼핑 플랫폼'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커머스 사업부는 출범한지 1년 4개월이 지난 올해 8월께 백화점, 마트 등에 흩어져 있던 온라인 사업 주체를 이커머스 사업부로 통합하고 온라인 시스템을 이관하기도 했다. 

문제는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은 그간 롯데온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변화를 물색해왔다. 한때 이베이코리아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시너지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하반기 매물로 나왔던 배달앱 '요기요'는 물론 1세대 이커머스인 '인터파크' 인수 참여도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롯데온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다만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은 전혀 다르다.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M&A를 단행하는 과감한 행동력이 필요하다. 별도의 투자 없이 롯데온을 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롯데쇼핑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 롯데쇼핑의 주가는 지난 3월 9일 장중 13만15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날 오전 13시 10분기준으로는 10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약 9개월 만에 주가가 약 21% 가량 감소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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