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롯데쇼핑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국내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롯데쇼핑(023530)의 신용등급을 'AA-'로 하향조정했다. 이로써 나이스신용평가(NICE)에 이어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모두 AA-로 하향조정하게 됐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예상을 하회하는 영업실적과 대규모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고, 할인점 등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단기간에 유의미한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롯데쇼핑 신용등급 하락만으로 롯데그룹 계열 통합 신용도가 하락하지는 않는다"며 "유통업 및 호텔·면세업 실적 저하에도 롯데케미칼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롯데쇼핑의 등급을 하향조정한 한국신용평가(한신평)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수익성이 약화했고 현금 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이 과중하다"며 "향후 현금 흐름 및 재무 구조의 개선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수준으로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구조조정과 신규 출점 성과 등은 긍정적이나 그 외 성장 동력 확보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은 여전히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사 대비 부진한 성적표
이러한 신용등급 하락은 최근 발표된 롯데쇼핑의 지난해 실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7% 감소했고, 순손실은 268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지만, 주요 경쟁기업이 이를 극복하고 일정 수준의 영업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유통 빅3의 실적을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호실적을 거뒀다. 

먼저 신세계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썼다. 신세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84.6% 증가한 51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세계 측은 럭셔리 사업 호황, 자회사 선전, 오프라인 매장 혁신 등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현대백화점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7.2% 증가한 3조572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4.6% 늘어난 264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부문에서는 타 경쟁 기업과 같이 호실적을 보였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 실적이 부진했다. 특히 마트, 슈퍼, 온라인 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됐다. 

구체적으로 롯데쇼핑의 지난해 마트부문 매출은 7.2% 감소한 5조7160억원, 영업적자 320억원을 기록했다. 슈퍼 또한 매출 1조 4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줄었으며 영업적자는 5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큰 적자는 롯데온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사업에서 냈다. 이커머스는 매출이 1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560억원에 달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는 반드시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인적 쇄신부터 단행했다. 롯데의 특징으로 꼽혔던 순혈주의를 타파, 새로운 인재 영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다. 

일례로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비(非) 롯데 출신인 김상혁 부회장을 롯데쇼핑 유통사업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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