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최초의 친환경 특화매장…더 나은 맥도날드 'Better M'
'습도조절 천장·태양열 집열판' 등 내년 전기차 충전소 설치예정

프랜차이즈의 장점이라면 통일된 인테리어와 메뉴로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때로 기업들은 특정 지역에 이색매장을 선보이며 변주를 주기도 한다. 증권경제신문은 [이색매장 탐방] 기획을 통해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해오던 브랜드들이 운영하고 있는 조금은 특별한 매장을 직접 방문해 그곳에서만 접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가감 없이 전하려 한다.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전경 (사진=이해선 기자)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전경 (사진=이해선 기자)

[증권경제신문=이해선 기자] “특화매장 점장으로 발령이 났을 때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매장 취지를 듣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졌어요. 이제는 이런 매장이 전국에 많이 생기길 바라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지난 8월 오픈한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은 한국맥도날드가 그간 도입해온 다양한 친환경적 노력이 집약적으로 담겨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지난 10월 앤토니노리스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주요 추진 분야로 △우리의 지구 △식재료 품질 및 공급 △지역사회 연계 △일자리 및 포용·직원개발 등을 소개했다.

고양삼송DT점은 그 중 ‘우리의 지구’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맥도날드가 전국 매장에서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친환경 시스템을 비롯해 향후 도입할 시스템까지 전국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 아는 만큼 보인다…매장 곳곳에 접목된 친환경 요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렸던 지난 3일 오전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을 방문했다. 도착하고 보니 바로 스타필드 고양점 맞은편이었다. 대로변에 위치한데다 주차장도 넓어 차량 이용객들에게 인기가 많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라는 맥도날드의 새로운 슬로건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Better M’ 표지판은 특화매장인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라는 맥도날드의 새로운 슬로건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Better M’ 표지판은 특화매장인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20대 가량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은 충분히 여유로웠다. 주차를 마친 후 외관을 먼저 둘러봤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한 외관에서 별다른 특징은 찾지 못하던 중 전면에 ‘Better M’이라는 표지물이 눈에 띄었다. 맥도날드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으로 설치된 표지물은 타 매장에서는 보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역시 이 표지물은 이 곳에만 있는 특별한 표식.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라는 맥도날드의 새로운 슬로건 의미가 함축적으로 담겨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큐알(QR)체크인을 한 후 둘러본 매장 내 인테리어는 외관과 마찬가지로 일반 맥도날드 매장과 크게 다른 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획 단계에서 친환경 요소를 접목시키면서도 글로벌 인테리어 정책을 벗어나지 않는 것을 최우선시 했다니 어쩌면 당연했다.

대지 1989㎡(약 600평), 매장 367㎡(약 110평) 규모로 단층으로 이뤄진 이곳은 정사각형 형태로 제법 널찍했지만 매장 전경은 한 눈에 들어왔다.

매장 가운데 키오스크 주문기기 네 대가 차례대로 줄지어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 된 만큼 키오스크 주문을 이용하는 고객의 비중은 85%에 달한다고 했다.

매장 가운데 위치한 키오스크 기기(위)와 고양삼송DT점 매장전경 (사진=이해선 기자)
매장 가운데 위치한 키오스크 기기(위)와 고양삼송DT점 매장전경. (사진=이해선 기자)

평일 오전 시간인 만큼 매장 내 고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서울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배달과 드라이브 스루 이용객이 더 늘었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 평범하고 깔끔한 일반 신규 매장 같아 보여도 이곳은 맥도날드의 친환경 특화 매장. 좀 더 꼼꼼히 매장을 살펴보기로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 고양삼송DT점에게 이 만큼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사전에 전해들은 이 곳만의 특별한 친환경 시설을 하나하나 확인해 봤다.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점은 종이 메뉴판의 실종. 이곳에는 매장 내부에도, 그리고 드라이브 스루를 위한 외부 공간에도 종이메뉴판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 2011년부터 맥도날드는 매장 내 디지털 메뉴 보드용 스마트 사이니지를 적용해 왔지만 이곳에는 매장 내부는 물론 드라이브 스루 메뉴판까지 디지털화 한 첫 번째 매장이다. 신 메뉴 출시 때 마다 메뉴판을 갈아 끼워야 하는 불편함과 폐기해야 하는 광고물 역시 사라졌다. 환경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다.

매장 내부 메뉴판(위)과 드라이빙 스루 메뉴판 모두 스마트 사이니지가 적용됐다. (사진=이해선 기자)
매장 내부 메뉴판(위)과 드라이빙 스루 메뉴판 모두 스마트 사이니지가 적용됐다. (사진=이해선 기자)

환경도 환경이지만 외부 메뉴판 변경으로 야간 드라이브 스루 이용객들의 메뉴판 시인성이 좋아졌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한국맥도날드가 향후 새롭게 오픈하는 신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도 스마트 사이니지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효과는 확실한 듯 하다.

매장 한 쪽 구석에는 마치 독서실 책상을 연상시키는 칸막이가 설치된 좌석 두 자리가 보였다. 한 여성 고객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아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아울러 누군가의 방해 없이 ‘혼밥’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북을 이용 중인 고객을 피해 비어있는 뒷좌석을 살펴보니 벽면에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다. 업무를 하기에도, ‘혼밥’을 하며 배터리 걱정 없이 유튜브 영상을 보기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왼쪽부터) 매장 한 켠에 배치된 1인 좌석, 콘센트가 있어 노트북 등 사용이 용이하다. 테이블에 설치된 대기전력 콘센트, 빨대가 필요없는 뚜껑이가 씌워진 음료 (사진=이해선 기자)
(왼쪽부터) 매장 한 켠에 위치한 칸막이가 설치된 1인 좌석, 벽면에 콘센트가 있어 노트북 등 사용이 용이하다. 테이블에 설치된 대기전력 콘센트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는다. 빨대가 필요없는 '뚜껑이'가 씌워진 음료, 따뜻한 음료와 차가운 음료 모두 뚜껑이가 적용됐다. (사진=이해선 기자)

모든 테이블에 콘센트가 설치된 것은 아니지만 대형 테이블과 벽면 등에 설치된 콘센트는 모두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대기전력 콘센트라고 했다.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음료 메뉴만 주문할 시 매장 취식이 불가능 하지만 경기도는 가능했다. 이른 시간이라 햄버거 메뉴가 당기지 않아 음료만 주문했다. 이미 빨대가 필요 없는 ‘뚜껑이’는 전국 매장에 도입되어 있는 만큼 익숙하다. 불편해 하는 고객을 고려해 빨대도 구비되어 있긴 했으나 이날 매장 내에서 실제 빨대를 사용하는 고객은 없어 보였다.

자리에 앉아 다시 매장을 둘러봤다.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이곳의 천장은 숨을 쉰다고 했다. 자연 친화적 자재로 만들어 습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갑자기 쾌적한 느낌이 드는건 기분탓이 아니다. 분명 천장 때문이다. 평범한 화이트 컬러의 천장이 새삼 달라 보였다.

매장 한 켠에 친환경 전기 바이크가 세워져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매장 한 켠에 친환경 전기 바이크가 세워져 있다. (사진=이해선 기자)

다시 밖으로 나왔다. 매장 한 켠에 세워져 있는 친환경 전기 바이크가 보인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해 무공해 친환경 전기 바이크를 처음 도입한 맥도날드는 현재 순차적으로 전국 매장의 맥딜리버리 용 바이크를 전기바이크로 교체하고 있다. 현재 전체 1400대 중 1084대를 교체했으며 내년까지 100% 모두 전환할 예정이다.

이 곳에는 총 6대의 바이크가 모두 친환경 전기 바이크로 운영되고 있다. 충전 후 총 6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전기 바이크는 소음도 매연도 없어 사용자와 시민들 모두 만족감이 매우 높다고 한다. 오전 중인데도 2대는 배달을 나간 상태였다.

내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도 설치될 예정이다. 정확한 설치시기는 현재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했다. 벌써부터 소식을 듣고 설치시기를 물어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니 인근 주민들의 기대감이 적지 않아 보였다.

친환경 매장에 태양열 설비가 빠질 리 없다. 도착 당시 얼핏 보긴 했지만 옥상에 빼꼼하게 보이던 태양열 집열판은 이곳이 친환경 매장임을 극명하게 확인시켜 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옥상 뿐 아니라 주차장 입구와 안쪽에 설치된 가로등도 태양열 에너지로 작동되고 있다.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된 옥상(사진=맥도날드 제공)과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열 에너지로 작동되는 가로등 (사진=이해선 기자)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된 옥상(사진=맥도날드 제공)과 태양열 에너지로 작동되는 가로등 (사진=이해선 기자)

전 국민이 알고 있고, 그래서 기자도 아는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이 불현듯 떠올랐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랬다. 이 매장은 이 시와 어울리는 장소였다. 이곳은 자세히 보면, 그리고 좀 알고 보면 사랑스러운 곳. 얼핏 보기엔 그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한 신규매장 같아 보일지 몰라도 자세히 보면 천장이 숨을 쉬고 옥상에서는 친환경 에너지가 모이는 곳.

매장을 나서며 다시 한 번 돌아보니 ‘Better M’ 표지판이 달리 보인다. 처음 볼 땐 그저 생소하게만 보였지만 매장을 탐방한 후 보니 평범한 듯 비범한 이곳에 상징성을 더해주고 있는 듯 했다.

확실히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맥도날드의 친환경적 노력의 결과물, ‘더 나은 맥도날드’였다.

이곳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매장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거나 맥도날드의 친환경 행보에 공감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 들러보는게 어떨까.


◇미니인터뷰-이미영 점장

2007년 한국맥도날드에 입사해 강원도 동해점, 신촌 연세대점 등의 점장을 거쳐 고양삼송DT점의 초대 점장을 맡은 이미영 점장은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국내 최초 친환경 특화 매장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매장의 설립 취지에 공감하면서 부담감은 자부심이 됐고, 5개월간 근무하며 친환경 매장의 우수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의 장점을 다방면에서 느끼고 있다고 했다. 관리자로서 매달 운영내역을 분석하며 에너지 절감 효과를 데이터의 수치로 확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종이 메뉴판이 사라지며 직원들의 소소한 실수들도 사라졌다고.

코로나19로 인해 매장방문 고객들보다 배달고객이 많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야 이곳의 친환경 요소를 설명해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방문한 고객들에게는 이 곳의 특별함을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다.

대면 주문 시 취지를 설명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최근 일부 매장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테이블 서비스’를 적극 활용 중이라고. 아이를 동반한 고객 등 직접 메뉴를 픽업하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마련된 ‘테이블 서비스’는 키오스크 주문 시 선택 가능하다.

인터뷰 내내 고양삼송DT점의 장점을 쏟아내던 이미영 점장에게서 더 이상 최초 매장 발령에 대한 부담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 가졌던 부담감을 자부심으로 바꿔 놓기에 5개월은 차고도 넘치는 시간으로 보였다.

“무엇보다 회사가 환경문제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원 입장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이런 매장이 전국적으로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더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직접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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