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18개 노조, 금융3사 투쟁 연대키로 성명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사진=뉴시스)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사진=뉴시스)

[증권경제신문=김성근 기자] 회사 측의 노조 가입 및 적용 범위 제약 등에 반발한 현대·기아차그룹 내 사무금융서비스 노조의 전면 투쟁이 현대·기아차그룹 내 18개 전 노조 투쟁으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1년 넘게 단체교섭을 진행했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쟁의권을 획득한 금융 3사 지부(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지부)는 4월 초 쟁의조정 중지 결정 뒤 14일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4월 말까지 회사 측이 긍정적인 단체협약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투쟁선포식, 지역별 조합원 결의대회 개최 등 5월 전면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18개 노조도 내부 대표자 회의를 개최해 현대 금융 3사 투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로 하고 20일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그룹 18개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교섭을 회피하고, 대화를 거부하며 노동조합을 부정하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사측 만이 아니라 그 뒤에 버티고 있는 양재동 그룹 본사에 경고한다”라면서 “금융 3사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 앞에 사용자 측은 비겁한 모습을 버리고 성실하게 교섭에 응하라”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만약 그룹 차원에서 금융 3사의 노사관계에 개입하고 노조탄압을 조정한다면 이는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을 괴롭히는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금융 계열사로 확장하는 것”이라면서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폐기하라”고 밝혔다.
  
현대 금융 3사 노사가 4월 말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5월 노사 간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이는 최근 일고 있는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지부는 2019년 9월 노조를 설립하고 같은 해 11월 단체교섭을 시작해 17개월 넘게 교섭을 진행해 왔다. 현대카드지부와 현대커머셜지부는 2020년 2월 노조를 설립해 1년여 동안 교섭을 진행했으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커머셜지부는 지난 1월 교섭 결렬을 통보하고 쟁의조정 절차를 밟아 조정 중지 결정에 이르렀고 사용자 측의 교섭해태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한 상태다. 현대캐피탈지부와 현대카드지부는 지난 2월 말과 3월 초 교섭 결렬을 통보하고 조정 절차에 들어가 4월 초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현재 현대 금융 3사 노사 간 핵심 쟁점은 단체협약 적용 범위에 대한 견해차다. 회사 측은 단체협약 적용 범위를 전체 조합원 가운데 대리급 이하만 적용할 것을 주장해왔다. 적용 범위를 대리급 이하로 한정하면 적용률이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회사 측은 계약직도 적용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현대 금융 3사 지부는 “회사 측의 노동조합 가입 및 적용 범위 제약은 현대차그룹 노사관리 방침에 따른 지배개입”이라면서 “회사 측이 단체협약 적용 범위를 제약하여 노동조합 가입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사실상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의 단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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