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조 택배연합, CJ대한통운 택배파업 철회 촉구
택배노조 "오는 21일 연대 파업, 사태 미해결시 전 택배사 파업 고려"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0일 서울 CJ대한통운 본사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r>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0일 서울 CJ대한통운 본사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택배노조) 조합원 200여명이 이달 10일부터 CJ대한통운(000120) 본사를 기습 점거·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본사 직원과 조합원 몇몇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업의 강도가 극에 달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 CJ대한통운 본사는 법치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하기 힘든 수준의 폭력과 불법이 자행되는 현장으로 전락했다. 불법과 폭력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다시 한번 정부에 요청한다. 폭력과 불법은 어떤 경우에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업무방해에 따른 영업·수주제한 등으로 인한 하루 손실액은 약 10억원에 달한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는 경찰의 제지를 무시하고 셔터를 강제로 개장해 노조원들이 마음대로 오고 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외부) 인사들을 불러들여 불법점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며 "본사 내부에서 담배를 피우고, 이를 제지하는 보안인력과 경찰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고 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사안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상황에서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일부 점거지는 마스크를 벗거나, 코스크(마스크를 코 아래로만 쓰는 행동)를 한 상태에서 집단적으로 윷놀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불법 점거자에 대한 퇴거 요구도 막무가내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CJ대한통운은 "본사 건물의 코로나19 방역체계는 이미 붕괴되어 언제 집단감염사태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법률과 코로나 방역체계를 대놓고 무시하며 깔깔대며 떠드는 집단폭력 가해자들을 보며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노조연합이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비노조 "파업중단 해야"vs 노조 "연대파업 의결"
사측과 노조의 극한 대립 양상이 비노조와 노조의 대립 양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비노조택배기사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열고 의견을 제시하면서다. 비노조택배기사들의 요구는 파업 중단, 배송 정상화, 노조 지도부 총사퇴다. 정부가 노조의 폭력, 불법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김슬기 비노조택배기사연합 대표는 "지금 가장 급한 것은 파업 중단이다. 너무 많은 국민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며 "노조 설립으로 '노동자'가 된 택배기사가 개인 사업자로 돌아가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택배노조를 향해 "대화를 하자면서 사옥을 부수고 직원 멱살을 잡는 것이 대화인가"라며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테러행위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비노조)택배기사와 국민들은 택배노조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민주주의·법치 국가에서 이런 불법을 수수방관하며 오히려 지켜주고 있다. 세금을 걷어가면서도 국민을 지키지 않는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반해 택배노조는 본사 점거 농성을 계속하고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택배노조는 오는 15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이 상경해 서울 도심 집회·캠페인·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선다. 또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롯데·한진·로젠 본부가 연대 파업을 벌이는 내용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파업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하기도 했다. 연대 파업은 오는 21일 하루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CJ대한통운이 21일 이후에도 계속 대화를 거부할 경우 택배노조 전체로 파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부 조합원들의 생계 지원 등 투쟁자금 확보를 위한 채권 발행도 확정했다. 사실상 파업 장기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기사 처우개선 등에 활용되는 조건으로 인상된 택배요금이 170원이나, 사측이 이 중 56원만 합의 이행 비용으로 사용하고 추가 이윤을 챙겼다고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반면에 CJ대한통운은 택배비 인상은 합의 체결 전인 지난해 4월 작업환경 개선을 이유로 이뤄졌으며, 실제로 오른 금액 140원 중 절반인 70원가량이 택배기사 수수료로 분배됐다는 입장이다.

한편 택배 노조 파업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CJ대한통운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13시 기준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2%(7000원) 내린 1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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