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1분기 영업손실 222억원…전년比 63%↑

남양유업 본사. 사진=최은지 기자 
남양유업 본사. 사진=최은지 기자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장기적인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어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이 있어서다. 

19일 남양유업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올해 연결기준 1분기 영업손실은 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적자 규모가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43억원으로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저출산 현상 따른 분유 등 수익창출 품목들의 매출 정체 및 원부자재와 물류비 상승 여파로 인한 어려움 발생했다"며 "앞으로 기존 보유한 파워브랜드의 경쟁력 강화 활동과 함께 건기식 등 신성장동력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무엇보다 경영 정상화가 늦어진 점이 적자 행진에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70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매출은 4020억원으로 8.5%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남양유업의 적자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 3분기부터 시작됐다. 이후 2020년에 영업손실 76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데 이어 불가리스 사태가 일어난 지난해에는 778억원의 적자가 났다. 사실상 '오너 리스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 언제쯤?
업계에선 남양유업의 실적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오너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다행히 현재 남양유업의 경영권은 '새 주인'을 기다리는 상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5월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전량(53.08%)를 매각,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다.

문제는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홍 회장 측은 당초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을 하기로 했으나, 매각을 위한 주총 당일 돌연 일정 연기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 절차에 재동을 걸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을 상대로 거래 종결 의무의 조속을 이행하는 계약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홍 회장 측은 주식매매계약 해제 책임이 한앤코에 있다며 3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하며 법적 싸움이 시작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대유위니아그룹과의 갈등도 불거졌다. 앞서 홍 회장 측은 지난해 말 대유위니아그룹과 '조건부 지분 매각 약정'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남양유업이 한앤코와 경영권 계약 불발 책임을 놓고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서 승소하는 경우, 대유위니아에 남양유업 경영권을 이전하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홍 회장측은 대유위니아가 남양유업 경영에 자문 역할을 맡아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올해 대유위니아가 조건부 인수를 위한 계약이 해제됐다고 공시하면서 불발됐다. 대유위니아는 홍회장 측에 계약금 약 32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반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한앤코와 계약이행 청구 본안 소송과, 대유위니아와의 계약금 반환 소송이 마무리 되지 않는 한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와 실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업계는 인구 감소로 침체기를 겪고 있어, 최근 헬스 케어, 대체 단백질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며 "다만 남양유업은 소송에 소요되는 금액이 있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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