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본사. 사진=최은지 기자 
남양유업 본사. 사진=최은지 기자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남양유업은 10일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진행했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경영 쇄신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등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도 요청하기로 했다. 홍 전 회장의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또한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한 이광범 대표이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 선정 시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 지분 소유와 경영 분리?...지배 구조 개선 ‘요청’할 것
지난 4일 홍 전 회장은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경영권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다만 이날 50%가 넘는 홍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일종의 ‘쇼’라는 지적이 흘러나왔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 회장(51.68%)을 포함해 부인인 이운경(0.89%)씨, 동생 홍명식(0.45%)씨, 손자 홍승의(0.06%)씨 지분을 합치면 총수 일가 지분이 53.08%에 달한다. 이는 홍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만큼 영향력은 변함없이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남양유업이 보유한 계열사도 관심의 대상이 됐다. 홍 회장이 남양유업 계열사인 금양흥업과 건강한사람들에서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들 계열사 모두 남양유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양흥업은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계열사이며, 건강한사람들은 음료제조업 회사로 남양에프앤비의 변경된 사명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의 긴급 이사회 내용에 홍 전 회장의 지분 매각 소식이 담길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을 포함한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의 지분 소유를 경영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미로, 홍 전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한 내용은 또 한번 부재했다. 

한편 남양유업의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당초 남양유업 이사회는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홍 회장과 모친인 지송숙 여사, 홍 회장의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 이광범 대표까지 총 4명이 사내이사다. 

다만 ‘불가리스 사태’로 이 대표는 임원진에게 메일로 사임 의사를 밝혔고, 기획마케팅총괄 본부장을 맡았던 홍 상무는 보직해임됐다. 이에 홍 회장까지 사퇴해 사내이사 4석 중 3석이 공석이 됐다. 

◆ 남양유업을 기다리고 있는 과제
남양유업은 고객의 ‘신뢰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도 해결해야한다. 업계에서는 불매운동 장기화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와 함께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의 화력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현재 남양유업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와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투약 협의 등과 함께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바코드를 찍으면 남양유업 제품인지 아닌지를 핀별해주는 ‘남양유없’이라는 앱까지 등장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식약처로부터 받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 행정처분·고발도 남양유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식약처가 해당 고발과 함께 남양유업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세종시는 이달 24일께 청문회를 개최해 남양유업의 의견을 듣고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영업정지는 2개월, 과징금은 약 8억원대로 추정된다. 영업정지 처분 대상이 될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매출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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