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했다. 사진=11번가

[증권경제신문=최은지 기자] 커머스 포털 11번가가 국내에서 아마존 미국(US)의 수천만 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31일 공식 오픈했다. 

이번 출시를 통해 11번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 및 판매 가능한 이커머스가 됐으며, 아마존은 한국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에 11번가의 남다른 승부수가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저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해외 직구 불편함 없앴다"
11번가에 따르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아마존 미국 판매 상품을 11번가 앱에서 웹사이트에서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는 해외 직구 서비스다. 가전·디지털, 컴퓨터, 주방용품, 패션·잡화, 화장품 등 13개 카테코리의 해외 인기 상품을 쇼핑할 수 있으며 수천만권에 달하는 아마존 도서 상품도 구매 가능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외 직구의 불편함으로 꼽히는 배송과 관련된 사항에 상당한 개선점을 뒀다는 것이다. 11번가는 길면 수개월까지 걸리는 해외 직구 배송 속도를 일반 제품의 경우 6~10일(영업일 기준),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16만개 상품은 4~6일로 단축시켰다.

무료 배송 서비스도 구축했다. SK텔레콤이 선보이는 구독 상품 '우주패스(월 4900원)'에 가입하면 구매 금액, 구매 수량과 관계없이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이 외에 11번가 자체적으로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내에서 2만8000원 이상 구매시 무료 배송을 제공한다. 

아마존 상품 구매 관련 환경도 편의성을 중심으로 구축했다. 11번가는 아마존 상품이 모든 상품들과 함께 통합검색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마존 상품만을 단독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아마존의 다양한 추천 상품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내에서 실시간으로 판매되는 구매 상품 리스트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해외 직구 상품을 처음 경험하는 고객들도 아무런 걸림돌 없이 편안하게 해외 직구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각 상품별로 실제 아마존 미국 고객들의 리뷰를 볼 수 있게 했으며, 상품의 특성별로 평가된 별점도 제공한다. 국내에서 익숙하지 않은 상품도 앞선 아마존 구매자의 평가를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반품과 환불 등을 문의할 수 있는 전담 고객센터도 마련해 그동안 영어로 직접 문의를 넣어야했던 소비자의 불편함도 해소했다는 평이다. 

11번가와 아마존은 앞으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이용 고객들이 더 쉬운 쇼핑과 더 빠른 배송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2025년까지 구독자수 3600만명, 목표 거래액 8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오늘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11번가의 국내 이커머스에 대한 노하우와 아마존의 풍부한 글로벌 리테일 경험을 결합한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아마존의 파트너로서 한국 고객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쇼핑 경험을 계속해서 혁신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1번가와 아마존이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진=SKT Insight 홈페이지&nbsp;<br>
11번가와 아마존이 손을 잡았다. 사진=SKT Insight 홈페이지

◆ 이커머스 판 뒤 흔들까
사실상 11번가를 포함한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은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일례로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신세계의 품에 안기게 됐고, 인터파크와 다나와는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11번가는 생존 전략 강화를 택했다. 커지는 해외 직구 시장을 승부처로 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거래액은 코로나19 발병 이전에는 2~3조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4조 667억원으로 급성장세를 보였다. 올해에는 상반기만 2조 5337억원을 달성하면서 5~6조원까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해외 직구 서비스가 11번가의 성장세를 크게 견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직구 무료 배송으로 유입된 소비자들이 다른 공산품 소비로 확대될 경우, 11번가의 거래대금과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네이버 27조원(17%), 쿠팡 21조원(13%), 이베이코리아 20조원(12%), 11번가 10조원(6%)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에서 비대면 트렌드로 인해 온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커머스는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11번가는 아마존을 통한 차별화된 상품군 확대를 이뤄내 소비자를 확보, 거래액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11번가가 해외 직구에서 '아마존'과의 협업이라는 우위를 선점한 만큼 '해당 위치를 얼마나 유지하는가'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3강 구도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도 최근 해외 직구 시장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어서다. 

먼저 국내 이커머스 1위인 네이버는 하반기 일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7년부터 700만여개의 미국 제품의 직구 서비스를 시작해왔는데, 올해 3월에는 중국 제품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일본과 대만에서도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 SSG닷컴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과 동시에 직구로만 가능했던 유럽 분유, 미국 기저귀 등의 판권을 독점 확보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이 글로벌 이커머스가 되기 위해 최근 해외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였다"며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이 더욱 이커머스업계의 글로벌화를 앞당기는 불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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