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OE에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개발 중단 통보
스마트폰 사업부, 통매각 대신 분할 매각 고려

(사진=LG전자 제공)
사진은 CES 2021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사진=LG전자 제공)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LG전자(066570, 각자대표 권봉석·배두용)가 디스플레이가 말리는 '롤러블폰'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를 독일 폭스바겐 그룹, 베트남 빈 그룹과 매각 논의를 위해 접촉 중이라는 소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LG전자는 롤러블폰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온 중국 패널업체 BOE 측에 프로젝트 3건을 모두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매각을 포함한 모바일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를 통보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각에서는 BOE를 포함한 관련 공급망 업체들이 LG전자에 현재까지 진척 상황에 대한 개발비를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BOE는 LG전자와 롤러블폰, 폴더블폰 등의 개발을 함께 해왔다. BOE는 삼성전자, 애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납품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고사양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대만 폭스콘 계열사인 터치 패널 제조첩체 GIS와 협력해 애플 아이폰 13의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20일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모바일 사업 관련해 현재·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면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당시 롤러블폰에 대해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 출시를 포함한 향후 계획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다. 향후 사업 개편 방향에 따라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LG 롤러블폰을 소개하는 영상을 8초 가량 공개했다. 스마트폰 화면이 말렸다가 펼쳐지면서 확장되는 콘셉트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업계는 LG전자의 이 같은 행보를 매각 전 몸값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관측하고 있다.

LG전자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다. LG전자에게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인건비가 소요되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지속하기엔 부담이 크다. 롤러블폰이 출시되더라도 200만원이 넘는 가격대의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대량으로 팔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 가운데 24일 투자은행(IB)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MC사업부를 통매각하는 대신 복수의 인수 후보와 개별 협상을 통해 사업부를  분할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기지, 스마트폰 개발 인력, 지식재산권(IP) 등을 여러 조합으로 합친 뒤 매각하는 방침이다.

인수 후보자로는 스마트폰 제조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는 베트남 빈 그룹으로 LG전자의 베트남 공장을 포함한 해외 생산라인과 기술력 등에 관심이 크다. 또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자동차부품(전장) 사업에서 MC 사업본부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부분 매각을 하더라도 사업부별 IP 소유권의 법률 리스크가 존재할 전망이다. MC사업부가 보유한 IP 기술 중 일부는 LG전자 가전, TV, 디스플레이 및 전장 기술에도 응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오포(OPPO)가 23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21에서 무선 충전 기술 '에어 차징'을 선보였다. 또 무선 충전 기능 시연에 자사가 개발 중이라고 밝힌 롤러블폰 '오포 X 2021'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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