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현대HCN 인수시 시장 점유율 35.47%로 1위 굳건
위성방송 공공성 약화 우려 해소 필요

(사진=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캡쳐)

[증권경제신문=길연경 기자] 현대HCN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 이로써 KT그룹사는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3개의 유료방송 플랫폼을 모두 운영할 수 있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시장의 성장동력이 제한된 상태에서 현대HCN 인수로 새로운 돌파구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HCN는 27일 공시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 현대HCN는 지난 15일 방송·통신 관련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하는 신설회사 및 현대미디어의 지분매각과 관련해 최종입찰제안서를 접수했으며, 최종 본계약 체결은 정부 승인이 완료된 이후에 이루어 질 예정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건 매각 방식과 인수 가격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당 40만원대, 약 5000억원대에 현대HCN 주식을 100% 인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보다 1000억원 이상 높은 액수로 알려졌다. 

현대HCN 대주주 현대백화점이 주식교환 방식을 제시한 SK텔레콤에 비해 KT스카이라이프 제안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을 현대퓨처넷과 현대HCN으로 나눠 방송·통신 사업부문 등을 담당하는 현대HCN을 매각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물적 분할 기일은 11월 1일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 포함)가 31.52%로 1위다. 이어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24.17%), 딜라이브(5.98%), CMB(4.58%), 현대HCN(3.95%) 순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를 확정지으면,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5.47%로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된다. 2위 LG유플러스가 현재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와 CMB를 모두 인수하게 되더라도 KT의 시장 점유율을 넘지 못한다.

KT는 전체 유료방송 점유율의 33.3%를 넘지 못하게 한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인해 딜라이브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지난 2018년 6일 27일 일몰됐다.

현대HCN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97억3900만원으로 SK브로드밴드(967억7200만원)보다는 낮지만, LG헬로비전(294억9000만원), 딜라이브(321억2600만원), CMB(132억100만원)보다 높은 알짜배기 케이블TV 회사다.

따라서 위성방송 성장 정체를 겪는 KT스카이라이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스카이라이프의 영업익은 △2017년 750억원 △2018년 667억원 △2019년 694억원으로 정체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현대HCN 물적분할 계획을 심사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현대HCN이 사내유보금 3500억원을 존속회사인 현대퓨처넷에 이관하는 것과 관련해 유료방송에서 창출한 수익을 방송과 무관한 분야로 이관한다는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현대HCN은 방송법 위배여부와 불가피성 등을 집중 설득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합병 대신 우선 '인수'로 기업결합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과기정통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가 케이블TV를 인수할 경우 산간벽지 등 국민 보편서비스 제공이라는 취지에 어긋나게 수익성 위주로만 운영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위성방송사로서 방송과 방송의 M&A라는 측면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며 "기업결합심사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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